[월간미래] 풍력발전, 세금 먹는 하마·환경위험 VS 친환경 미래대체에너지
소음과 부피로 인해 산악·해상에 주로 설치…많은 비용문제는 풀어야 할 과제
쓰레기나 폐기물 발생 없이 언제든지 전기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장점

전기는 특정 에너지로 터빈을 돌려 생산하게 되는데 터빈을 돌리는 에너지가 ‘물’ 인지‘바람’인지 등에 따라 어떤 방식의 발전인지 정해진다.
풍력발전은 바람의 힘(에너지)을 사용해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지구뿐만 아니라 대기(공기)가 있는 곳이라면 대류현상이 일어나면서 공기가 움직이게 되는데 풍력발전은 다른 연료의 소비없이 전기를 만든다는 장점이 있다. 화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은 열에너지로 수증기를 만들고 그 수증기가 터빈을 돌리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런 풍력발전을 두고 ‘세금 먹는 하마’,‘환경위험을 초래한다’는 주장과 ‘쓰레기나 폐기물 발생없이 언제든지 전기 만들어 낼 수 있는 친환경 미래대체에너지’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풍력발전, 세금 먹는 하마 그리고 환경위험
최근 세계 최대 풍력발전터빈생산업체인 독일의 Siemens Gamesa가 지난 해 4분기에만 10억달러(1조 2천억 원)의 손실을 발표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풍력 발전 사업이 세금의 지원이 없이는 유지를 할 수 없는 좀비 산업이라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최근 美동부 바닷가로 고래가 떠밀려와 줄줄이 죽게 된 것이 풍력발전 때문이라는 주장이 등장하면서 환경단체가 딜레마에 빠졌다.
美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달 미 북동부인 뉴욕, 뉴저지 모래사장으로 떠밀려왔다가 바다로 돌아가지 못해 죽은 고래가 최소 아홉 마리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한 환경단체가 ‘고래 살해범’으로 다름 아닌 해상풍력발전을 지목하면서 공방이 확산되고 있다.
연안에 풍력발전기를 건설하는 예비 작업과 고래의 죽음에 연관성이 없지 않다는 것이 40년 역사를 가진 환경단체 ‘클린 오션 액션’(Clean Ocean Action)의 주장이다. 이 단체는 최소한 당국이 사태를 파악할 때까지라도 해상풍력개발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를 두고 당장 환경단체부터 딜레마에 빠졌다.
기후위기에 맞설 친환경 에너지로 해상풍력발전이 시급하게 필요한 상황에서 자칫 ‘고래 떼죽음’의 연관성이 뜻밖의 부작용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또 다른 환경단체인 ‘시에라 클럽’은 “바다를 다니는 무역선을 상대로 부당함을 주장하면서 운항중단을 요구하지 않듯이 해상풍력발전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중단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해상풍력은 우리 모두를 구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정치권으로도 공방이 번졌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해상 풍력 정책에 공화당이 딴지를 걸고 나섰는데 고래 떼죽음이 빌미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뉴저지 주의회에서는 해안지역구의 공화당 의원 6명이 이런 목소리에 가세했고 연방의회 공화당 하원의원인 제프 밴 드루는 뉴저지 주지사인 민주당의 필 머피를 상대로 해안풍력활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드루 하원의원은 이달 13일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달 전례 없이 많은 고래가 바닷가로 떠밀려온 데 따라 즉각 뉴저지에서 모든 해상 풍력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잡음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여당인 민주당에서도 내분 조짐이 나왔다. 뉴저지 주의회에서 해안 지역구를 대표하는 민주당 의원 빈 고팔은 풍력과 고래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을지 “매우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미국의 동부 12개시의 시장들은 최근 들어 급증하는 고래들의 원인 모를 사망으로 해상 풍력발전의 영향이 밝혀질 때까지 추가건설을 중지할 것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연방정부와 의회에 제출했다.
◆풍력발전은 미래 대체에너지…부피 줄이고 전기 생산효율성 높여야
풍력발전은 지구에서 만들어진 바람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바람만 있으면 언제든지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더욱이 다른 대체에너지에 비하면 쓰레기나 폐기물이 거의 발생되지 않고 바람만 있으면 24시간 전기를 생산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선진국에서는 미래 대체에너지로 생각하고 있으며 각종 풍력발전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화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에 비하면 발전단가가 싸기 때문에 풍력발전이 보편화되면 전기요금도 저렴해져 선진국들은 풍력발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문제는 설치비가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높은 수준의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풍차의 날개와 같은 형태의 블레이드가 매우 커야 한다. 크면 클수록 높은 수준의 전기가 생산된다는 점에서 큰 블레이드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초기 설치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또한 블레이드가 커야 한다는 것은 설치 공간이 넓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초고층 건물들이 있는 대도시에서는 풍력발전을 설치할 수 없다. 그러다보니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산악지대나 해상 등에 설치를 하고 있다. 미국이 풍력발전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국토가 넓기 때문에 가능하다.
우리나라와 같이 국토가 좁고 인구가 많은 나라에서는 풍력발전을 설치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다. 게다가 날개인 블레이드가 돌아가게 된다면 그에 따라 소음이 발생하게 된다. 소음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인구가 많은 지역에 풍력발전을 설치할 수 없다. 또한 새들이 날아와 블레이드에 부딪혀 죽는 등 풍력발전에도 단점이 많다는 것이다.
더욱이 풍력발전이 수명을 다하게 된다면 블레이드 등의 처리문제 등이 있기 때문에 인류가 풍력발전을 미래 대체에너지로 생각하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풍력발전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다. 부피는 가급적 줄이면서도 전기 생산효율성을 높여야 하는 것이 인류의 과제이다.

◆프로펠러 없는 풍력발전…투자받기 위한 의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선진국 등에서도 주로 산악지대나 해상에 풍력발전을 설치하고 있다. 문제는 산악지대나 해상에 설치한 풍력발전에서 생산된 전기가 대도시까지 전송되는 과정에서 유실이 많다는 것다. 이것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중의 하나다.
전기는 발전소와 소비지역의 거리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전기가 유실될 가능성이 낮아진다. 이런 이유로 풍력발전이 대도시 근처에 설치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해상 풍력발전을 많이 설치하는 추세이다. 일단 소음 걱정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바다는 언제든지 바람이 불기 때문에 최적의 조건이라는 것이며 또한 블레이드를 더욱 더 크게 만든다고 해도 이로 인한 부작용이 적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전남 신안군 등에 해상 풍력발전을 설치하고 있거나 설치할 예정이다. 산악지대에 설치하는 풍력발전보다 해상에 설치한 풍력발전의 블레이드가 더욱 크다는 점에서 해상에 부는 바람을 최대한 이용해 최대 출력의 전기를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상 풍력발전은 초기 설치비용이 산악지대에 설치하는 것보다 많이 든다. 여기에 전기소비 도시와의 거리가 더욱 멀기 때문에 전기유실 가능성이 높아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전기가 상당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도심 한복판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풍력발전 아이디어가 속속 나오고 있다. 프로펠러가 없는 풍력발전 방식이다.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지만 문제는 아직까지 블레이드 방식의 풍력발전에 비해 전기 생산효율이 현저히 낮아 ‘투자’를 받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프로펠러가 없는 풍력발전은 초기단계에 불과하다. 하지만 점차 그 효율이 높아진다면 초고층빌딩에 풍력발전이 설치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초고층건물의 옥상에는 항상 강한 바람이 불기 때문이다.
공간의 부피를 최대한 줄이면서도 전기 생산효율이 높은 풍력발전 아이디어가 현실화되고 상용화된다면 미래 대체에너지로 충분한 역할을 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