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스TV] 현행 물 정책 ‘먹는 물 우선 정책’으로 바꾸어야 할 때다
부산광역시물산업협회 김현택 회장
최근 환경문제 중에서 수질오염 문제의 심각성이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모든 국민들에게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수질오염 문제는 우리가 마시는 공기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준 계기였다.
대기오염만큼이나 중요한 환경문제는 수질오염 문제인데, 그것은 바로 우리의 삶, 특히 생명과도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의 대표적 수질오염사건은 1991년 낙동강 페놀사건으로, 이로 인해 지역주민들은 두통과 구토로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입었으며, 낙동강을 터전으로 하던 어류도 집단 폐사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인구성장, 도시화, 수계주변의 수많은 산업단지 소재 등으로 인해 기존 수질문제들은 더 다양하고 복잡한 형태로 발현되는 등 각계각층에서 수질오염에 대한 경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수질오염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우리나라도 2018년 6월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기존 수량·수질로 이원화된 국가 물 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했다.
국가·유역 물 관리를 책임지는 위원회를 설치하고 기존에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를 환경부로 이관했다.
이런 점에서 미래 물 관리정책의 효과성 제고를 위해서는 기존의 오염감시, 획일적인 규제와 같은 단순한 관료제적 관점이 아니라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거버넌스 관점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물 가용성과 수질오염 위협에 대한 대응을 위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언급하고 있는 물 거버넌스 3대 원칙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물 거버넌스 3대 원칙 중 첫 번째는 효과성이다. 수질관리를 포함한 물 정책 결정 및 이행을 위해서는 책임 있는 기관 간에 명확한 역할과 책무를 배분하고, 지역 여건을 고려해 통합된 유역 거버넌스 개념을 가지고 관리해야 한다.
물 관리기관들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다른 물 관리 기관들과 차별화된 전문역량을 갖추는 데 조직 역량을 결집할 필요가 있다. 기관 규모만 키우기 위한 백화점식 사업 나열은 지양돼야 한다.
둘째는 효율성이다. 시의적절하고 비교 가능하며 정책 관련성이 높은 물 정보는 생산·공유하며 효과적으로 활용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칸막이식 기관운영을 지양하고, 협치에 바탕을 두며, 물 관리 일원화의 최종 산출물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정책평가의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끝으로 신뢰와 참여다. 앞에서 언급한 효과성과 효율성의 목표가 극대화되려면 물 관리정책결정과정에 참여하는 행위자들 간에 높은 신뢰가 구축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도의 전문성과 책임윤리의식 함양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물 관리 일원화 정책이 물리적 통합인 조직재설계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앞으로의 과제는 제도 및 행태혁신을 통해 물 관리기관 간에 진정한 화학적 융합이 일어날 수 있도록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조정해야 한다.
가장 먼저 현행 댐 관리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현행 댐 관리규정은 농업용수나 공업용수를 우선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규정을 먹는 물 우선 정책으로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아울러 낙동강 수계를 따라 주변에 산재한 수많은 산업단지에서 1차 오폐수처리 후 낙동강으로 흘러보냄으로서 낙동강 원수가 오염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낙동강 수계 따라 하수관로를 하류지역인 부산까지 연결하여 부산에서 최종적으로 하수종말 처리를 하는 방안과 상류 각 지역별 배출수를 낙동강 유입 전 재처리하여 인근 하천의 건천화 방지 사업에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여 바다로 흘러 보낸다면, 오염이 덜 된 낙동강 원수를 농업용수나 공업용수로 사용하고 댐물은 식수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전면 관련 규정을 바꾸어야 한다.
물은 모든 생명체에게 필수적이며, 인간과 생태계의 건강을 지탱하는 데 필수적인 자원이다. 물은 농업, 산업, 에너지생산, 음식제조, 개인사용 등에 필요하며, 지속 가능한 삶과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적절한 물 관리가 필요하다.
물 정책은 지역, 국가, 또는 국제적으로 수자원의 보호, 보존, 분배 및 관리 방법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 이러한 정책은 지역적인 물 문제와 도전과 함께 변화하는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상황을 고려하여 수립되어야 한다.
먹는 물 우선 정책은 물 자원에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정책이다. 이러한 정책은 물 자원을 보호하고 가장 중요한 용도에 먼저 할당하여 균형 잡힌 물 관리를 지향한다. 물 우선 정책은 음식생산, 음료수 생산, 개인사용 등의 기본적인 용도를 충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위에서 제시한 개념을 바탕으로 ‘먹는 물 우선 정책’이라고 한다면, 이는 먼저 인간의 의료 및 음식생산과 관련하여 물 자원을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보호하는 정책이다.
어떤 물 정책이 적절하고 필요한지는 지역적인 사정과 문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이를 고려하여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물 정책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