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타임즈] 여전히, 신기루 같은 물 산업
부처간 협력체계 구축 및 지속적 장기간의 정부지원 절실
해외 물 시장 개척을 위해 민간 협력 전시회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 (베트남 현지 전시회 장면)
‘우리나라에서 물 산업의 실체는 있기는 하는 걸까?’ 라는 의문을 제기 하는 것은 국내 물 기업을 대표하는 대기업 담당자들의 말이다. 환경부에서 야심차게 이야기 했던 물 산업의 기조는 살아진지 오래고 현재는 국내 물 산업은 존재하지 않고 해외로 발길을 옮겨보지만 그 역시 신통치 않는 결과는 내놓고 있다. 물 산업 육성에 가장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 정부규제와 민간 기업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속적인 설명이다. 정부주관의 물 산업을 이야기 해 봤자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며 현재 물 산업에 대한 과장포장에 대해 경계하는 모습이다.
세계 물 산업 낙관적??
세계 물산업 시장이 현재 약 400조원 규모에서 2025년 약 1000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하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상ㆍ하수도와 담수플랜트, 유역관리, 친수구역개발 등을 포함하는 통합 물관리시스템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기관들도 앞 다퉈 해외시장을 향해 진출을 시도해 보지만 실질적인 거래성공은 미미한 것이 현실이다.
최근 세계 물시장은 설계ㆍ컨설팅ㆍ건설이 약 1690억달러, 운영ㆍ관리서비스가 약 1930억달러 등 3620억달러(약 400조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다. 사업별로는 상수도가 1720억달러, 하수도가 1530억달러, 해수담수화 120억달러, 물 재이용 10억달러, 공업용수 및 폐수시설 240억달러 등이다.
그러나 오는 2025년이면 세계 물시장은 설계ㆍ컨설팅ㆍ건설이 약 4850억달러, 운영ㆍ관리서비스가 약 3800억달러 등 총 8650억달러(약 1000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사업별로는 상수도 3880억달러, 하수도 3550억달러, 해수담수화 440억달러, 물 재이용 210억달러, 공업용수 및 폐수시설 570억달러 등으로 확대된다고 보고 있다.
이 기간 동안 물 시장의 변화 추이 중 눈에 띄는 것은 먼저 물 재이용과 해수담수화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상하수도 분야의 비중이 전체 물 시장의 85%를 차지할 것이라는 점이다.
또 각각의 지역에서 ‘로컬형’ 국내산업 중심으로 운영되던 시장이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화되고(관리측면에서 디지털트윈), 상ㆍ하수도 운영관리 분야에서 민간의 역할이 확대되는 것도 내다볼 수 있다. 아울러 제조와 건설, 엔지니어링 외에 운영관리 서비스가 하나로 통합되는 물산업의 광역화 및 토털 솔루션화 추세도 예상된다.
물 시장에 대한 세계 각국의 기업은 치열한 전쟁과도 같은 경쟁을 치르고 있다.
민간 중심의 사업 방향 전환
하지만 국내 현실 상 물 산업은 공공성이 강하고 규제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는 특성이 있지만 앞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신규 수자원 확보, 대규모 홍수예방, 친수공간 개발 등 새로운 시장이 민간을 중심으로 사업 방향 전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건설업계 등은 전통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상하수도, 담수플랜트 등의 사업에 주력하는 한편 유역관리, 친수구역 개발 등 통합물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데 꾸준한 중소기업 기술 지원에 보다 더 신경을 써야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물 시장은 이제 안정화 단계(=포화상태)
코로나19라는 예상하지 못했던 재난상황에 2년 넘게 지속되었고, 국가 간 교역이 30%이하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당연히 경제 불황은 현실이 되었다. 하지만 세계적인 경제불황에도 물 산업은 여전히 청신호를 보내오며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물 산업의 주소는 안정화 단계를 넘어 이제는 하향 산업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이다. 이미 사업화를 해야 하는 부분에 있어 거의 포화상태라는 것이 전문가들 대다수 의견이다. 그도 그럴 것이 상하수도 보급률이 90%대 후반을 넘어서면서 인프라 구축이 거의 완료됐고, 국책사업으로 실시된 대규모 토목사업인 4대강 살리기 사업도 끝난 상황이다. 이제는 사업의 안정화 단계에서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 보합단계에 있다. 이제 국내 물 산업에서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하는 시점에서 국내 기업들은 많은 부분에 벽을 넘지 못하고 고전을 하고 있다.
정부, 공기업, 민간 긴밀한 협력체계 구축시급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 시장 실적을 발표하고 있지만 대부분 국내 실적이 전무하거나 미미한 실정에서 해외시장 내에서 경쟁력을 찾기란 어려운 현실이다. 대부분 공기업과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국내 물 시장 형태로 사기업들이 일부분인 설계ㆍ운영과는 달리 운영부문에서는 경험과 신인도 측면에서 매우 미흡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국내 물 산업을 대표하는 공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그 동안 국내 물산업의 운영관리가 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이뤄진 탓에 자율성이나 기술투자가 부진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선진국 대비 국내 기술력은 정수 80%, 관로 75%, 하수 85% 등 국제 경쟁력이 다소 부족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일반 사기업이 해외 진출하는데 많은 부족한 부분을 업체들 간 혹은 공기업과 정부기관의 긴밀한 협력체계를 통해 해외진출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건설업과 물 산업의 차별화
지방 정부에서 발표한 각종 물 산업 활성화 보고에 따르면 그간 범부처적인 물산업 육성정책에 의하여 성과가 발생하고 그에 따른 관련기술도 발전을 했다. 분리막 및 고도정수처리시스템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였고, 물산업 해외진출 확대를 위해서는 토털 솔루션 역량강화, 민간기업 운영실적 확보, 해외 네트워크 구축, 진출 대상 국가 다변화를 통한 시장 선점이 필요하다고 평가됐다. 또한 정부는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국내 물산업의 해외진출 경쟁력 확보를 위한 `물산업 육성 및 해외진출 활성화 방안'을 마련. 이 방안에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물산업 R&D 규모의 확대, 물산업 실증화 단지 구축, 상하수도 광역화ㆍ통합화를 통한 구조개편, 물 재이용, 지능형 수자원관리 및 지능형 상수관망 사업 등이 포함돼 우리나라만의 물 산업의 색을 찾고 있다. 더하여 물산업의 해외진출은 우수한 기술만을 앞세워 진출한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정부 및 공기업 차원의 마중물이 충분히 역할을 해야 한다. 중국 등 아시아 물시장 공략을 위해 1500억원 규모의 물산업 펀드의 조성, 물 분야 ODA 지원규모 확대, 범 국가 차원의 해외진출 통합협의체 구축도 병행되어 추진되어야 한다.
장기간의 투자와 관심 절실
물 산업은 기존 제조업이나 건설 산업과는 엄연하게 다른 산업이다. 기존 건설업과 제조업처럼 단 시간의 성과와 소비자들의 반응이 오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꾸준한 투자와 관심 안에서 물 산업의 기틀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아울러 세계 시장 안에서 정부가 목표로 하는 성과를 낼 수 있다. 물 산업은 20~30년간의 장기간 시설물 운영을 하면서 운영비를 받아서 투자비와 적정이윤을 회수할 수 있는 운영체계를 가지고 있다.(지방상수도현대화 사업의 성과판정 기준인 유수율 85%) 따라서 제조업의 빠른 자금회전이나 건설업들의 시기적 호황기와 같은 구조의 물 산업에 단기 호황기는 있을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꾸준한 관심과 투자 그리고 자금 안배가 안정화 되어야만 국내 물 산업 시장이 안정화 될 수 있으며 정부 정책의 꾸준한 추진 의지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정책이 아닌 먼 안목을 내다보는 미래지향적 물 산업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 물산업의 특징은 단기적인 사업이 아니라 장기간 안정적인 비용회수가 특징이다. 따라서 단기성과에 집착하고, 단기적으로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사업방향을 조정하는 정책 그리고 기술지원은 애초에 시작도 하지 않는 것이 차라리 낫다. 정부도 예산 투입에 대한 성과달성에 조급해 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일관적인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