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재난 반복되는 도심 하천...더 꼼꼼한 대책 필요
최근 호우 양상이 달라지면서 도심 하천이 순식간에 불어나 산책에 나선 시민이 고립되거나 실종되는 일이 잦습니다.
시민들이 위험을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있고 지자체 대응에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서 더 꼼꼼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차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하천 수위가 조금씩 올라갑니다.
비가 내리지만 오가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호우주의보가 내려지고 1시간 뒤.
담당 지자체가 산책로 출입을 통제했지만, 밖으로 나가기는커녕 바로 앞 출입구를 지나쳐가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통제 15분이 지나자 산책로 대부분이 물에 잠기고, 5분 뒤에는 한 여성이 급류에 휩쓸려 사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많은 비가 내릴 때 도심 하천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줍니다.
많은 비로 하천 수위가 높아지거나 통제된 사실을 알게 되면 이 같은 출구를 찾아 빨리 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최근 부산지역에서는 하천에 고립되거나 실종되는 사고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에는 온천천에 고립된 80대가 구조됐고, 두 달 전에는 학장천을 걷던 60대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습니다.
지자체는 이런 상황을 막으려고 재난문자와 방송을 내보내고, 현장에 나가 시민 접근을 막지만, 역부족이라고 호소합니다.
[지자체 관계자 : (하천에서) 나가셔야 한다고 하면 '내 목숨 내가 알아서 한다' 이렇게 대답하는 분도 있고, 나가겠다고 하고서는 지나쳐서 가는 경우도 많고….]
지자체 대응에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재난문자 문자의 경우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거나, 주의하라는 문구보다는 특정 장소에 있다면 즉시 밖으로 나가라는 말로 심각성을 알리고 행동으로 이어지게 해야 효과적이라는 겁니다.
[공하성 /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운동이나 산책처럼 필요에 의해서 걷고 있는 거잖아요. 필요에 따라서 (재난문자를) 좋게 해석한다는 것이죠. 위험징후가 현재 나는 바로 안 보이니까 산책로를 그대로 걸을 확률이 높은 것이죠.]
연이은 사고에 부산시는 주요 도심 하천에 백m 간격으로 비상대피용 사다리를 설치하는 대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