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물' 부산의 염원] 낙동강 오염물질 어떻게 들어오나
축산 농가 줄었지만 동물 수 되레 늘어
수질오염총량제도 18년째 정착 못 해
낙동강수계법 제정 취지 뒷걸음질
올해로 낙동강수계법 제정 20년이 됐다. 2002년 낙동강 수질을 통합 관리해 건강한 강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낙동강수계법이 만들어졌으나, 20년이 지난 지금도 낙동강은 여전히 불안하다. 오히려 법 제정 이후 낙동강 일대 산업단지와 사육 동물 수가 증가했다. 수질을 위협하는 주요 오염원이 더 많아진 거다.
■오염원은 더 늘었다
낙동강의 오염물질은 주로 공장 폐수, 농축산 폐수 등에서 유입된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낙동강 수계에서 유해화학물질을 사용하는 산단은 2002년 100개(6882만 4000㎡)에서 올 2분기 267개(1억 8004만 1000㎡)가 됐다. 개수와 면적 모두 배를 훌쩍 넘게 늘어난 것이다. 공장 폐수 기준이 엄격해지더라도 산단 규모 자체가 커지면, 강 전체에 유입되는 오염물질 총량의 감소는 기대하기 힘들어진다. 특히 ‘2020년 낙동강 다이옥산 사태’처럼 난분해성 화합물 유입 우려가 커졌다. 환경부가 올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낙동강 산단에서 페놀, 다이옥산 등의 특정수질유해물질을 배출하는 업체는 2020년 말 기준 1165개다. 2014년 603개의 배 수준이다. 이들 업체가 배출하는 하루 특정폐수 방류량은 같은 기간 9만 8506㎥에서 36만 7452㎥로 3.7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 결과 하루 강에 유입되는 구리는 2014년 14.2kg에서 올해 25.5kg으로, 납은 0.46kg에서 0.9kg으로 늘었다.
축산 농가도 고질적인 비점 오염원이다. 낙동강의 축산 농가 수는 2011년 7만 3800호에서 2020년 5만 7500호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한강(4만 1400호), 영산강(4만 2000호) 등 다른 권역과 비교해 가장 많다. 게다가 실제 사육되는 동물은 증가 추세다. 2020년 기준 낙동강 일대 소, 돼지 등 사육 동물은 4811만 마리다. 2011년 4175만 마리에 비해 15%가량 증가했다. 축산 관련 폐수는 강의 부영양화를 초래해, 여름 녹조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부산연구원 백경훈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소규모 농가의 경우 축산분뇨 자원화라고 해서 한쪽에 분뇨를 쌓아 놓는 탓에 비가 오면 오염물이 그대로 씻겨 내려가는 등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여전히 미약한 환경적 가치
적절하게 제어되지 않으면 강 주변의 공장과 가축은 늘 수밖에 없다. 경제 활성화라는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정책 결정 주체들이 경제 논리에 우호적인 만큼, 환경부 등이 적극적이어야 강 주변의 오염원이 줄 수 있는 구조다. 결론적으로 여전히 환경적 가치는 경제 논리에 밀리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폐수 유입 관리에 있어 가장 핵심 제도는 수질오염총량제로, 2004년 도입됐지만 아직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수질오염총량제는 각 자치단체가 자발적으로 오염물질 배출량을 정하고 이를 초과하면 환경부가 해당 지역의 개발을 제한하는 게 기본 골격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상반기 총량제 시행 결과를 분석해, 낙동강수계 41곳 중 9곳 등 전체 161개 구역 중 68곳이 목표를 미달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최종 제재 대상은 지자체 소명 등을 반영해 전체 4곳에 불과했다. 수질오염총량제는 아직 실효성이 없는 수준이다.
당국이 비점 오염원을 직접 제거하고 예방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지만, 역시 효과는 미미하다. 환경부는 2002년부터 낙동강수계기금을 투입해 낙동강 주변 땅을 매입하고 있다. 오염원을 제거하고 향후 오염원이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2019년 기준으로 투입된 총 예산은 3645억 원, 누적 매입 부지는 1603만㎡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공장·축사·주택 등 실제 오염원을 사들인 면적은 전체의 7.5%(120만여㎡)에 그쳤다. 실질적인 오염원 제거와 예방을 하기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게 이유이다.
오염 물질이 줄지 않는 이상 낙동강 수질 향상은 기대하기 어렵고, 올 여름 녹조 사태처럼 오염 물질에 따른 강의 부영양화 영향은 점점 심해질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부경대 식품영양학과 이승준 교수는 “우리나라의 기후가 부영양화를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바뀌는 추세”라면서 “기후 변화를 당장 해결할 수 없는 만큼 강의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게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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