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로 관리 주체 정하고 바닷물 순환 대책 필요"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물은 흐르지 않으면 썩기 마련입니다. 인공적으로 물길을 만들었으면 물이 다시 흐를 수 있도록 조처해야지요."
7일 오전 부산 북항 재개발 지역 핵심 인프라의 하나인 경관 수로를 바라보며 백해주 초록생활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폭 40∼60m, 길이 1.3㎞에 이르는 이 수로는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크루즈 전용 선석 부근에서 시작해 해양문화지구를 감싸고 도는 형태다.
해양수산부는 경관 수로가 완성되면 인근을 세계적인 수준의 친수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공표했다.
이날 현장에는 숭어 등 여러 종류의 치어들이 푸른 겨울 바다 아래에서 자유로이 유영하고 있었으며, 해초들 역시 화려한 색깔을 뽐내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이 경관 수로에 있는 바닷물이 정체됨에 따라 물이 고여 있다는 지적이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일반적인 바다와 달리 이곳은 수로를 따라 한 방향으로 물이 흘러 해류가 조수 간만의 차에만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백 대표는 "이대로 계속 물이 정체되도록 둔다면 물이 썩고야 말 것"이라며 "악취와 수질이 나쁘기로 유명한 부산의 도심 하천인 '제2의 동천'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곳은 접근성이 좋아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나 바다에서 흘러 들어온 쓰레기가 많다"며 "일반적인 바다라면 해류를 따라 흘러 나갔겠지만 정체돼 있다 보니 바다 안에서 부패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겉으로 보기에는 깨끗하고 잔잔한 바다 같았지만, 인근에 있는 교량 위로 올라가 보니 찌꺼기들과 물속에 가라앉아 있던 쓰레기들이 곳곳에 포착됐다.
이날도 외부에서 날아온 비닐봉지 하나가 수면 위에 앉자 백 대표는 "물을 머금은 비닐은 바다 아래로 가라앉는데 바닷물이 역동적으로 회전하지 않으니 그대로 썩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바닷물이 원활히 흐를 수 있도록 관련 기관에서 적극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특히 부산시와 해양수산부 가운데 누가 경관 수로를 운영하고 관리할지부터 정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백 대표는 "지금부터 영향평가나 관련 용역을 실시해 펌프를 설치하는 등 바다 순환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지금은 물이 맑은 상태이지만 5∼10년 뒤면 이곳에 사는 물고기들도 모두 떠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을 위한 친수공간인 만큼 깨끗한 바다 보호를 위한 관련 대책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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